국제 유가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 이상 급등했다. 전날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발표 후 하락했던 유가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대방 군사기지에 대한 공격을 주고받는 등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자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골란고원 초소들이 이란군 로켓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20여 발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8일에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의 이란군 무기고와 로켓 발사대를 목표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2.08달러(3.0%) 상승한 배럴당 71.14달러에 마감했다. 2014년 11월 73.69달러를 나타낸 이후 최고치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2.36달러(3.17%) 오른 배럴당 77.21달러까지 치솟았다. 두바이유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1.45달러 오른 배럴당 73.93달러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제재 부활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를 차지하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220만 배럴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 UBS는 하루 270만 배럴(4월 기준)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앞으로 50만 배럴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가 가시화되면 브렌트유 가격 기준으로 8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