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란 핵 협정 탈퇴 방침을 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 핵 협정에 따라 중단했던 대 이란 제재를 재개하고 추가적인 경제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핵 협정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이 맺은 것으로,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6개국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간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10t에서 300㎏으로 축소하며, 1만9000개인 원심분리기를 10년 동안 6104개로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30년 이후에도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고 탄도미사일 개발까지 억제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수정해야 한다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해 왔다. 반면 영국 프랑스 독일은 협정 파기 시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이란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의 피해 등을 우려해 협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간 관계가 깊은 불확실성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러시아 중국과의 긴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