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셰프 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사진출처=셰프 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이달 초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부와 만찬을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른바 '구두 디저트'를 대접받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일 양국 고위급 회담이 끝난 후 예루살렘 총리 관저에서 열린 양국 정상 부부 만찬에 구두 모양의 초콜릿이 디저트로 등장했다.

이 디저트는 이스라엘의 스타 셰프로 알려진 세게브 모셰가 준비한 메뉴로써 그는 이스라엘 총리 전속 요리사이자 유명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작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게브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에도 식사를 준비하는 등 현지에서 인정받는 요리사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아베 신조의 만찬 메뉴에 구두 디저트를 올려 일본측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한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건 우매하고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정이다. 일본 문화에서 구두보다 더 경멸스러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일본 외교관은 "식탁에 구두를 올리는 문화는 없다. 셰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게 유머라고 한다면 전혀 즐겁지 않다. 일본 총리는 모욕을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 간의 만찬메뉴는 사전에 조율을 통해 이뤄진다. 이스라엘과 일본 양국의 이러한 반응을 살펴봤을 때 '구두 디저트'는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메뉴인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중동지역에서 구두나 신발은 하찮고 불경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008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부시가 중동을 방문,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현지 기자가 부시의 인터뷰 내용에 반발해 신발을 투척하는 일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전례를 봤을 때 세게브의 행동 역시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게브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게브 세계의 초콜릿 컬렉션'이라는 설명과 함께 구두에 담긴 디저트 사진을 올렸다.
사진출처=셰프 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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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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