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적정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65달러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80달러를 목표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가 유가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일(현지시간) 2014년 11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대다.

이란 "유가 60弗이 적당"… 사우디 "80弗로 올라야"
아미르 호세인 자마니니어 이란 석유부 차관은 이날 샤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적정 유가를 배럴당 60~65달러라고 밝혔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부 장관도 “이란은 합리적인 유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조장된 (정치적) 긴장 탓에 유가가 오르는데 이런 식으로 유가가 출렁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5월12일 (서방과의) 핵협정에 대한 미국의 결정이 명확해진 뒤에 석유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5년 서방과 이란이 맺은 핵협정이 미흡하다며 수차례 파기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사우디는 현재의 감산 기조를 유지해 유가를 배럴당 80달러로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사우디 고위 관료를 인용해 “사우디는 유가 상승을 억제할 뜻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유가 상승이 사우디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오랫동안 국제 유가를 안정시켰던 사우디가 더 이상 이 역할을 맡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재정이 열악해 유가를 올리지 않으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라고 분석했다. 사우디가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지분 5%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유가 인상을 원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이란과 맺은 핵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WTI는 1.2%(83센트) 오른 70.55달러를 기록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