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개헌에 대한 일본 국민의 냉담한 반응에도 개헌추진을 강행할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기념일인 3일 도쿄(東京)도내에서 열린 개헌파 집회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드디어 우리들이 헌법개정에 힘쓸 때가 왔다"며 "개헌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이해와 폭넓은 합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자민당의 개헌안과 관련해 "최대의 원인은 헌법에 방위에 관한 규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위대 관련 규정의) 명문화로 (자위대의) 정통성이 명확화될 것이 분명하다.

개헌할 충분한 이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년 전 헌법기념일에 자신이 개헌 화두를 던진 사실을 언급하며 "지난 1년간 개헌 논의는 크게 활성화됐고 구체화됐다.

상당히 경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日아베, 냉담한 여론에도 개헌 '마이웨이'…"개헌 힘쓸 때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사학스캔들과 한반도 문제에서의 '재팬 패싱'(일본 배제) 등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도 개헌 야욕을 버리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아베 내각은 사학스캔들과 고위 관료·정치인의 비위와 망언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며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서 소외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어 만약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서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개헌론을 이런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카드로 내세울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하기 위해 개헌을 이슈화해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 펼 가능성이 높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분석기사에서 "자민당 내에서도 개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개헌에 대한 아베 총리의의욕은 약해지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압승해 개헌 논의를 재가속시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기는 하지만, 아베 총리는 자신이 속한 호소다(細田)파(의원수 96명) 외에도 아소(麻生)파(60명), 니카이(二階)파(44명)의 지지를 얻고 있어 여전히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헌 자체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여론이 미지근한 것은 개헌 추진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발표한 개헌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법에 대해 '현재 상태 그대로가 좋다'고 답한 비율이 48%로,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 41%보다 더 높았다.

TBS 계열 매체 JNN이 이날 결과를 내놓은 조사에서도 '헌법을 개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7%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40%)보다 더 높았다.

아베 총리가 지난 1년 사이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지만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작년 같은 시기에 행해진 조사때의 43%보다 3%포인트가 오히려 낮아졌다.
日아베, 냉담한 여론에도 개헌 '마이웨이'…"개헌 힘쓸 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