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가가 일시적으로 내리더라도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가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며 원유 재고가 감소한 데다 중국 등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8’의 ‘에너지 시장’ 세션에서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상품전략 글로벌헤드는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동맹이 유례없이 강하다”며 “중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올해에만 매일 16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차이를 누가 메울 것인가”라고 말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 등으로 몇 년 새 산유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는 “산유량이 늘어난 곳은 미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강세 기조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조슈아 해리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생산비 증가 등으로 예상만큼 늘지 못하고 있고 OPEC의 감산도 이어져 원유 재고가 과거 수십 년 평균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향후 좀 더 높은 유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도 쉽게 증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각국 정부의 수많은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투자 수익률은 한 자릿수 초반에 불과하다”며 투자가 계속 늘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버너드 루니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석유개발담당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수요 정점이 다가온다’는 일부 주장에 “원유 수요 피크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전체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스미스 미국 프리포트LNG CEO도 “세계엔 아직도 10억 명이 전기 없이 살고 있다”며 “이들이 미래에 미국인이 쓰는 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게 되면 향후 25~30년간 에너지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