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승인이 '변수'…버라이즌·AT&T와 '3강 구도' 가시권

미국 이동통신업계의 3·4위 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협상을 타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체 인수·합병(M&A) 금액은 총 260억 달러(27조9천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 합병협상은 미국 이동통신업계를 '3강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의 구상과도 맞물려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지분 8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T모바일의 모기업은 독일 도이체 텔레콤이다.

합병 법인의 경영권은 도이체 텔레콤이 행사하게 된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도이체 텔레콤이 42%, 소프트뱅크가 27% 지분을 각각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31%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모된다.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가 'T모바일'로 불릴 합병 법인의 CEO를 맡는다.

양사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작년 11월 협상 때 스프린트 운영권을 포기하지 않아 협상을 결렬시켰지만, 이번에는 운영권을 양보하고 자신을 포함한 4명만 합병 법인의 이사진(14명)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1·2위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AT&T가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잇달아 밝히면서 스프린트와 격차가 커질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에 따른 비용 시너지 효과는 미 세제개편에 따른 효과 130억 달러를 포함해 총 4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남은 관문은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다.

두 업체는 지난 2014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미국 당국의 승인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합병 법인 지분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미 정부는 AT&T가 타임 워너를 850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시청료 인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당국의 반대를 우려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시골 지역 등에서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정부에 구애를 보냈다.

또, 레저 CEO는 합병 법인이 무인기(드론)와 자율주행차를 지원할 5G를 수용하도록 네트워크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3년간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미국이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 경쟁에서 중국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면,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총 1천460억 달러(155조9천억 원), 시가총액은 소프트뱅크와 맞먹는 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합병 법인의 계약자 수는 약 1억2천700만 명에 달하면서 버라이즌·AT&T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1분기 기준으로 버라이즌의 계약자 수는 1억1천600만 명이며 AT&T는 9천300만 명이다.
美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타결… 156조 규모 이통사 탄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