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부터 해킹위험 방치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던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1분기 실적에선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텔, 페이스북, 트위터, AMD 등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표를 내놓고 뉴욕 증시에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인텔은 26일(이하 현지시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 오른 161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151억 달러를 훌쩍 웃도는 것이다.

주당 순이익도 0.87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2% 뛰어오르며 시장 예상치(0.72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1월만 해도 인텔은 컴퓨터 반도체 칩에서 해킹 취약점이 수년간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인텔은 특히 구글 연구원들로부터 문제의 결함에 대해 듣고도 수개월 동안 별다른 조치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고, 수십 건에 이르는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PC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 사업으로 눈을 돌려 다각화를 꾀했고, 이 덕에 데이터 센터 그룹(Data Center Group)에서만 24%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인텔 주가는 8% 뛰었다.

미국 반도체 회사인 AMD도 인텔과 나란히 해킹 취약성 논란에 직면했으나 1분기 매출은 40% 증가한 16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주당 순이익도 0.11달러로 시장 예상치 0.09달러를 넘어섰다.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휘말렸다는 논란으로 지난 1월 의회에 불려 나가기도 했으나 지난 25일 발표한 1분기 매출이 6억5천500만 달러에 달해 시장 예상치(6천8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1%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월간 이용자도 3억3천600만 명으로 이전 분기보다 600만 명 늘어나며 시장 점유율에서도 선방했다.

1분기 최대 문제아로 떠올랐던 페이스북도 실적은 좋았다.

8천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돼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흘러들어 갔다는 파문이 지난 3월부터 확산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의회에서 사과하기도 했으나 25일 발표한 성적표에서는 119억7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3월 말 현재 일일 활동 이용자도 14억4천900만 명으로 이전 분기보다 3.4% 늘어났다.

정보유출 파문에도 광고가 유의미하게 줄지는 않았다는 게 페이스북 설명이며, 이날 주가도 9.1% 뛰었다.

이같이 기술주가 승승장구하는 데 힘입어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지수는 1% 안팎의 상승 폭을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4% 상승 마감했다.
'악재에도 장사잘했네'…IT공룡들, 1분기 실적 '호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