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투자 많아 기술자립도 높고, 핵심부품 미국 의존도 낮아
홍콩 언론 "화웨이, 미국 공세에 ZTE보다 훨씬 더 잘 버틸 것"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미국 정부가 ZTE처럼 제재할 수 있다는 관측이나오지만, 화웨이가 ZTE보다 미 공세에 훨씬 더 잘 버틸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최근 미 상무부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한 데 이어, 미 법무부가 중국 화웨이의 대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핵심부품 조달을 미국 기업에 의존하는 ZTE는 이로 인해 기업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ZTE는 통신장비 등에 들어가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ZTE의 최대 부품 조달처는 미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며, 이어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의 미 기업에 부품 조달을 의존하고 있다.

화웨이의 부품 조달 구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최대 부품 조달처는 세계 1위의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Foxconn·홍하이 정밀공업)이며,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BYD,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 등이 뒤를 따른다.

화웨이도 부품조달의 25%가량을 미국에 의존하지만, 이처럼 중화권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미 기업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화웨이의 부품 조달 창구는 미국과 함께 중국(41%), 대만(9%), 한국(7%), 일본(3%) 등으로 다변화됐다.

더구나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기업 중 하나로 기술자립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의 14.9%인 142억 달러(약 15조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만 뒤처질 뿐,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보다 더 큰 연구개발 투자다.

그 결과 화웨이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 하이실리콘(HiSilicon)은 핵심 모바일 칩 '기린'(Kirin) 개발에 성공했다.

핵심 칩 공급을 미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ZTE와는 사뭇 다르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인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임원 숀 레인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타격은 ZTE와 다를 것"이라며 "ZTE는 생존 위기에 처해 있지만, 화웨이는 그 정도의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