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대던 트럼프-팀 쿡 회동… 美·中 무역갈등 '속얘기' 나눴나
한때 으르렁대는 사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기업 CEO를 함께 만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특정 기업의 CEO를 따로 만난 것은 이례적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와 만나기 전 트위터에 “팀 쿡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수년간 많은 나라와의 무역에서 얼마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는지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쿡 CEO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할 뿐 아니라 매출의 20%가량을 중국에서 내고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회동엔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했다. 커들로 위원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다음달 3~4일께 통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쿡 CEO는 과거엔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애플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걸 비난하면서 지지자에게 애플 제품을 사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쿡 CEO를 “좋은 사람(good guy)”이라고 지칭하면서 감세정책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애플을 언급했다. 쿡 CEO는 앞으로 5년간 미국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