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대형 백화점과 마트가 잇따라 문을 닫거나, 점포를 줄이는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쇠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소비형태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일본도 예외가 아닌 모습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백화점 체인 미쓰코시이세탄이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2017회계 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연결기준으로 10억 엔(약 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당초 80억 엔 흑자를 볼 것으로 기대됐지만 점포 축소 등의 영향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미쓰코시이세탄이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8년만입니다.

지방 소재 백화점과 고급슈퍼 ‘퀸스 이세탄’ 중 수익력이 떨어진 점포의 손실을 특별손실로 계상한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미쓰코시 긴자점 등 일부 점포는 일본 방문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개선됐지만 지방점의 실적악화가 계속돼 지난해 미쓰코시이세탄의 일본 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하락했다고 합니다. 이세탄 후추점 등 교외지역 5개 점포 중 2개점이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고, 나고야미쓰코시 등 지방 10개점 중 7개점도 매출이 줄었습니다.

미쓰코시이세탄의 경우, 다카시마야 등 경쟁업체에 비해 인건비가 비싼 점도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미쓰코시이세탄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9%로 다카시마야(3.7%)의 절반 수준이라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옛 미쓰코시계와 이세탄계간의 파벌 싸움으로 경영혼란이 빚어지고 내부 에너지가 낭비된 점도 실적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미쓰코시이세탄은 대대적인 구조개혁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지바점 등 3개 점포의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올해부터 3년간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800~1200명의 퇴직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거대기업도 소비행태의 변화로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