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호주 대사에 지명된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장기간 공석인 주 한국 대사로 재지명 될 것으로 보인다고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리스 사령관의 주한 대사 지명을 건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나면 지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인사 발표는 없다"고만 답했다.

지난 2월 호주대사에 지명된 해리스 사령관은 당초 이날 상원 외교위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정부가 갑작스럽게 청문회 취소를 요청하고 이를 외교위가 받아들였다.

해리스 사령관도 이미 폼페이오 지명자에게 기꺼이 주한 대사로 임무를 변경하겠다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주한 미국 대사는 마크 리퍼트 전 대사의 이임 이후 16개월 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으며, 마크 내퍼 대사대리가 임무를 대행하고 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WP에 폼페이오 지명자가 주한 대사 공석을 채우는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국면에서 장기간 주한 대사를 지명하지 않은 데 대해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한국계인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한 대사에 지명됐다가 석연찮은 이유로 철회되기도 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해리스 사령관이 주한 대사에 실제 지명될 경우 남북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준비 중인 국면에서 현직 '4성 제독'인 거물급 인사를 한국에 긴급 투입하는 상황이 된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해리스 사령관은 일본계 모친과 일본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서 해군 중사로 복무했던 부친을 둔 보수 성향 인사로, 지난 2015년 주한미군사령부를 휘하에 둔 태평양사령관에 취임했다.

WP는 해리스가 주한 대사에 지명될 경우 그를 비난해온 중국이 우려의 시선을 보낼 것이라과 보도했다. 해리스는 지난 2015년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암석과 암초 등을 매립해온 중국을 향해 '모래 만리장성(Great Walls of Sand)'을 쌓고 있다고 비난했고, 이후 중국 언론은 일본계인 해리스가 일본의 편을 든다는 비판을 계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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