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의 음악 인식·검색 앱(응용프로그램) 샤잠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EU 집행위원회(EC)는 23일(현지시간) 애플의 영국 샤잠 인수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줄거나 경쟁 앱의 시장 확대가 가로막히는 등 불공정 경쟁 소지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인 애플뮤직의 시장 확대를 위해 샤잠의 회원 정보를 이용하는지가 이번 조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C는 음악을 몇 초만 들으면 곡명을 식별해내는 앱인 샤잠 이용자들에게 다른 앱은 배제하고 애플뮤직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샤잠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억 회를 넘어섰다.

EU가 지역 내 스웨덴 기업인 스포티파이와 경쟁하는 애플뮤직 견제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EU는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유럽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면서 이익이 아니라 매출에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세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지역 내 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애플뮤직의 유료 가입자는 4000만 명으로 스포티파이(7100만 명)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2017년 9월 이후 6개월 동안 유·무료 이용자 수가 1800만 명 늘었다. 이 속도를 유지하면 올여름 스포티파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샤잠 인수에 합의했다. 인수액은 4억달러(약 4300억원)로 알려졌다. 애플은 샤잠 인수 계약을 오스트리아 규제당국에 신고했으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을 포함한 7개국의 요청으로 EU가 대신 조사를 맡게 됐다. EC는 오는 9월4일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