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와 아마존이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플립카트를 놓고 펼친 인수 경쟁에서 월마트가 승리했다. 온라인 최강자인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밀리던 오프라인 최강자인 월마트의 반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월마트가 최소 120억달러(약 12조8000억원)를 투자해 플립카트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23일 보도했다. 월마트는 플립카트 지분 60∼80%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자산투자회사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보유한 플립카트 지분 20%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20% 이상을 사들이기로 했다. 월마트의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플립카트의 기업 가치는 200억달러로 늘어난다.

플립카트는 한때 아마존과 손잡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월마트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인도 이커머스 시장에 앞서 진출한 아마존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가 외국 기업의 이커머스 시장 독점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도는 13억 명의 인구를 거느린 대형 시장이지만 외국 유통업체들은 정부 규제로 인해 현지 공략에 고전해왔다. 아마존도 2013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이커머스 시장에 약 5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플립카트에 줄곧 밀렸다. 2007년 설립된 플립카트는 소프트뱅크 25억달러를 비롯해 모두 6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인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유통기업으로 떠올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