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대 58조5천억원 추정…EU 분담금·유럽개발기금 추가부담 전망
영국 감사원 "브렉시트 '이혼합의금' 과소추정… 9조 더 내야"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에 따른 유럽연합(EU) 분담금 정산, 이른바 '이혼합의금'을 과소추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정부는 최대 390억 파운드(약 58조5천억원)가 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소 59억 파운드(8조9천억원) 가량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의회 산하 국가감사원(National Audit Office·NAO)은 이날 EU 분담금 정산 추정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EU와의 1단계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영국이 부담해야 할 EU 분담금 정산 규모를 350억 파운드(약 52조5천억원)에서 390억 파운드(약 58조5천억원)로 추정했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이혼합의금의 3분의 2는 2020년 차기 총선 이전까지 상환하고, 나머지는 2064년까지 나눠 낼 계획이다.

감사원은 그러나 정부 계산은 과소추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EU 분담금으로 30억 파운드(약 4조5천억원), 유럽개발기금(European Development Fund)에 29억 파운드(약 4조4천억원)를 더 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재무부의 분담금 정산 추정치에는 정부가 아닌 민간부문으로 바로 가는 72억 파운드(약 10조8천억원)의 수입금도 포함돼 있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EU에 내야 하는 2019∼2020년 분담금 역시 영국 경제 성장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며, 연금 부담분, 영국 기관들이 브렉시트 이후 돌려받게 되는 기금 등의 변수도 있다.

아울러 이혼합의금은 유로화로 지급되는데 환율 변동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분담금 추정에 있어 작은 변화라도 발생하면 정부가 예상했던 금액대를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같은 분석 결과가 이혼합의금을 350억 파운드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보수당 내 EU 회의론자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EU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공공서비스에 더 많은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브렉시트 지지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같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다음주 열릴 재무위원회에서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