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북미관계의 오랜 걸림돌 제거" 평가…美에 '평화협정' 지지 압박
NYT "워싱턴내 北태도 경계감" 보도…"양보 아냐" "한미 이간질 시도"
"주한미군 철수 요구안해" 발언에 미국 조야 기대·경계 엇갈려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이 나오자 미국 조야에서는 기대감과 경계감이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수십년간 견지해온 주한미군 철수 주장까지 철회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회담의 성공을 위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발언이 비록 북한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미관계의 오랜 걸림돌을 잠재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막후 접촉을 벌였던 국무부 관리 출신의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자 LA타임스에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북한의 공식 입장이지만 종종 사적으로는 다르게 말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위트 연구원은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첫 남북 정상회담을 할 당시 주한미군이 한반도 안정을 위한 세력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는 북한이 역내 주변국인 중국, 일본과의 적대적 상황이 생길 경우에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욕에 소재한 사회과학연구소의 리언 시걸 소장도 같은 매체에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더이상 적이 아니면 주한미군이 나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초 남측 특사단에게 그동안 반대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데 이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남북간 평화협정 논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압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미국 관리들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제안이 북한 국내정치의 관점에서 중요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십년간 김씨 일가는 미제 침략의 논리를 가열시키며 정권을 유지해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전한 북한의 태도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분석가들과 전직 관리들은 백악관이 김 위원장의 그 같은 제안을 경계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미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이라며 경계하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것은 북한의 고전적이면서도 능숙한 수법"이라며 "미국의 약점을 잡아서 만약 이를 거부하면 미국을 악당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미국 측이 당초 북한에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 적이 없는 만큼 이를 양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워싱턴 내의 시각도 소개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논의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요구 철회를 놓고) 북한이 '항복'했다고 보는 시각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북한을 극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런 조치를 취해달라고 북한에 요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마치 북한이 일종의 양보를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매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도 미국내 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본질적 정책변화가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요구 문제와 관련한 김위원장 제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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