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중 시행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로 전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오는 6월24일 조기 대선·총선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로 터키가 내각책임제에서 강력한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하면서 ‘제왕적 지도자’가 탄생할 전망이다.

18일 AF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우파 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와 여당 ‘정의개발당’ 소속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 등과 회담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엔 지난해 국민투표로 확정된 새 헌법에 따라 내년 11월 선거를 하기로 했지만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터키 언론은 조기 선거의 배경을 극심한 인플레이션, 공공·민간 부채 급증 등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터키는 에르도안이 2003년부터 총리직 3연임에 성공한 뒤 대선에 승리한 후 사실상 일인자로서 통치했다. 현행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은 5년 중임제여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2024년에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대선을 기준으로 두 번을 더 연임할 수 있게 됐다.

선거가 치러지면 터키는 1923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내각책임제 공화국을 수립한 지 95년 만에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터키 개헌안은 2016년 군부 쿠데타 시도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4월 국민투표에서 각종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며 51% 찬성률로 간신히 통과했다. 새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군과 정보당국 수장, 사법부 최고위직, 고위 관료뿐 아니라 대학 총장까지 임명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터키 야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부터 해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터키 안팎에선 오는 6월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군사작전으로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아프린을 점령한 덕분에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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