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도널드'로 부른 아베, 美 대북압박 성과 칭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외에도 양국의 현안인 무역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곧바로 일본이 요구하는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에 부정적으로 반응해, 양국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무역 이슈에서 '매우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두 의제에서 "성공적으로 서로의 이해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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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미국의 수입철강·알류미늄 고율관세 부과대상국에서 일본을 제외시켜줄 것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요청에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일본에 대한 고율관세유예 문제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TPP 재가입 문제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이 날 밤 트윗 글에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TPP로 다시 돌아가기 바라지만 나는 미국 입장에서 그 협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해야 할) 만일의 사태가 너무 많고, 만약 작동하지 않을 경우 빠져나올 방법도 없다"면서 "양자 협정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이득이 되며 우리 노동자들에게도 더 낫다"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작년 1월 TPP를 탈퇴했으며 최근에는 미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도 "무역 문제에서는 확실히 견해차가 있다"고 시인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JS)은 대일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팀이 아베 총리에게 FTA와 같은 양자 협정을 앞으로도 계속 밀어붙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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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논의가 순항한 지점은 북핵 문제에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오는 6월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하겠다고 아베 총리에게 약속했다.

일본은 미국이 이 회담을 통해 미국까지 날아올 수 있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뿐 아니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도 제어해주기 원하고 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 문제에서 매우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이름인 '도널드(Donald)'로 부르면서,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데 확고한 결의를 보여줬다"는 말로 미국의 대북압박 기조의 성과를 '칭송'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