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회원국 아닌 한국 언급에 통상전문가들 '어리둥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라겠지만 나는 미국 입장에서 그 협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올린 트윗에서 "양자 협정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이득이 되며 우리 노동자들에게도 더 낫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에 얼마나 나쁜지를 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려해야 할) 만일의 사태가 너무 많고, 만약 작동하지 않을 경우 빠져나올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TPP와 같은 다자협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韓日, 미국의 TPP 재가입 바랄 것… 나는 좋아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TPP 재가입 가능성에 선을 긋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23일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TPP 재가입을 검토하라고 지시, 미국의 TPP 복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TPP 회원국도 아닌 한국을 언급한 것을 두고 무역 전문가들이 어리둥절해 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 정치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한국은 TPP가 아니다.

정보 차원에서 말한다"고 지적했다.

CNBC 방송은 일부 한국 언론이 한국 정부가 미국과 함께 TPP에 가입하는 것을 검토할 가능성을 보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이런 맥락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언급한 이유에 대한 CNBC 측의 질의에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대화 중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청해 통상 등의 사안에 대해 대화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트럼프 "韓日, 미국의 TPP 재가입 바랄 것… 나는 좋아하지 않아"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2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무역협정은 TPP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회원국의 교역 증대와 더불어 아·태지역에서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해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이 전격 탈퇴하면서 TPP 발효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나머지 회원국은 TPP 일부 조항을 수정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협상을 타결, 지난달 서명했으며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TPP 탈퇴를 강행하면서 일본에 양자 협상을 제안했으나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지난달 양자 협상이 중국에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며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일본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이 CPTPP 협상 타결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취약해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별도의 협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TPP 재가입을 위한 중간 과정이 아니라면 일본은 일대일 협상을 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韓日, 미국의 TPP 재가입 바랄 것… 나는 좋아하지 않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