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회계감사원, 환경보호청장의 4천만원대 방음 전화부스 위법 판단
내무부 감찰관실, 장관 전세기 비용에 "피할 수 있었던 사용 내역"


미국 행정부 각료들의 혈세 낭비를 두고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미 감사당국이 주요 각료들의 혈세 낭비 사례를 잇따라 적발해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회계감사원(GAO)은 이날 환경보호청(EPA)이 관련법을 위반하고 지난해 의회 승인 없이 4만3천 달러(약 4천600만 원)를 청장 집무실에 방음 전화부스를 설치하는 데 사용한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금융서비스 및 일반정부 세출예산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장이 상·하원에 고지하지 않고 집무실 가구를 구입하거나 새롭게 장식하는 등 내부 정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연방기금은 5천 달러 미만이다.

이에 대해 리즈 보우먼 EPA 대변인은 GAO가 의회에 고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과 관련 "의회에 필요한 정보를 이번 주 중 보내겠다"고 말했다.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장은 청문회에서 이 방음 부스와 관련해 기관 업무를 하기 위한 용도로, 자신의 집무실 안쪽 보관용 벽장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GAO에 이 사안을 조사할 것을 요구해왔다.

상원 환경공공업무위원장을 맡은 존 바라소(공화·와이오밍)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EPA의 예산에 대한 공공회계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EPA 감찰관실은 인사실장이 프루이트 청장의 직원 3명에게 적게는 2만9천 달러(약 3천100만 원)부터 많게는 11만4천 달러(약 1억2천만 원) 이상까지 임금을 인상해줬다고 폭로했다.

임금이 가장 많이 인상된 직원은 프루이트 청장의 일정을 관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프루이트 장관은 앞서 이들 직원의 임금을 인상해줄 것을 백악관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인사실장이 애매모호한 법 조항을 틈타 자체 권한으로 이를 허용해줬다고 감찰관실은 덧붙였다.
트럼프 내각 혈세낭비 잇단 적발… 방음부스에 전세기 사용까지
아울러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은 지난해 6월 후원자 소유의 프로 아이스하키팀에 연설하러 가면서 불필요한 전세기를 이용한 것으로 감찰 결과 확인됐다.

내무부 감찰관실은 징크 장관이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골든나이츠'를 대상으로 한 연설을 마친 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몬태나주 칼리스펠로 전세기로 이동했으며, 이 때문에 납세자에게 1만2천375달러(약 1천324만 원)의 부담을 지웠다고 밝혔다.

감찰관실은 당시 연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징크 장관이 내무부에서 하는 역할 등 업무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전세기 비용을 가리켜 "피할 수 있었던" 사용 내역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의 혈세 낭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0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일반 항공기를 이용할 때보다 비싼 군용 제트기로 지난해 3월이래 7차례 출장을 다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내각 혈세낭비 잇단 적발… 방음부스에 전세기 사용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