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자료 제출 불충분"
넥스틸 "국제무역법원에 제소"
생산라인 일부 미국 이전 추진
강관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소 철강회사 넥스틸이 미국발(發) ‘관세 폭탄’을 맞았다. 셰일오일 등 원유를 뽑아낼 때 쓰는 유정용강관(OCTG)에 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美, 넥스틸 유정용강관에 75% 반덤핑 '관세 폭탄'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OCTG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연례 재심 최종판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넥스틸에 75.81%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나온 예비판정(46.37%)보다 29.4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 상무부가 ‘불리한 가용정보(AFA)’ 조항을 적용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AFA는 기업이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리한 관세율을 적용하는 징벌적 규정이다.

업계에서는 넥스틸이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협상한 관세 면제 효과를 사실상 누리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수입할당)를 설정했다.

예상치 못한 고관세 부과에 넥스틸은 충격에 휩싸였다.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는데 상무부가 영어 번역을 문제 삼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감사보고서에 ‘미 세관 관세 담보(US Customs Tariff Mortgage)’라고 적어야 하는데 ‘미 세관(US Customs)’이라는 단어를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넥스틸은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할 방침이다. 박효정 넥스틸 대표는 “지난해 유정용강관을 미국에 수출해 2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이제 수출을 거의 못 하게 생겼다”며 “관세장벽에 따른 매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포항공장의 생산라인 일부를 미국으로 옮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넥스틸과 세아제강 외에 유정용강관을 수출하는 국내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당초 예상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받았다. 예비판정 때의 19.68% 관세가 6.75%로 낮아졌다. 예비판정에서 6.66%였던 세아제강은 6.75%를 부과받았다. 한국의 대미 유정용강관 수출은 지난해 기준 약 93만4000t이다.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이 상위 수출업체다.

대부분 업체는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했지만 “미국의 AFA 조항에 대해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1월 미국이 유정용강관에 매기는 반덤핑 관세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미국이 AFA를 남용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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