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센터가 ‘디지털 후진국’으로 불려온 프랑스에 들어선다. 도요타는 높은 인건비를 무릅쓰고 프랑스 파리 공장을 증축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후 펼친 노동 및 공공부문 개혁정책은 외국자본 유치 증가와 실업률 하락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프랑스 투자진흥기구인 ‘비즈니스프랑스’는 지난 3일 작년 한 해 외국 자본이 프랑스에 투자한 프로젝트는 모두 1298개로, 전년보다 181건(16.2%)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새롭게 프랑스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모두 412곳이며, 이 같은 실적은 10년 내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비즈니스프랑스는 외국자본 투자 증가로 3만3498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프랑스의 작년 4분기 실업률은 전 분기보다 0.7%포인트 하락한 8.9%(해외영토 포함)로 2009년 이후 분기별 집계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산별노조의 권한을 축소하고 기업의 해고 배상금 상한을 20개월치 임금으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노동개혁을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최고 수준인 법인세(33%)를 2022년까지 25%로 낮추기로 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도요타는 프랑스 북부 오넹의 자동차 공장에 4억유로(약 5180억원)를 투입해 확장하기로 했으며, 페이스북은 파리의 AI센터에 1000만유로(약 13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엔 ‘AI 휴머니티 서밋’을 열어 글로벌 기업 임원들과 AI 연구자들을 파리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AI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윤리적 혁명”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AI산업 활성화를 위해 15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지원은 삼성전자의 파리 AI센터 설립을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정보기술(IT)업체의 투자로 이어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