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실업률이 9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이면서 유럽의 경기 회복 흐름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의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유로존의 지난 2월 실업률이 8.5%를 기록해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2월(9.5%)보다는 1.0%포인트 내렸고, 올 1월(8.6%)보다도 0.1%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EU 28개 회원국의 2월 실업률도 7.1%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작년 2월(8.0%)보다 0.9%포인트, 올 1월(7.2%)보다는 0.1%포인트 하락했다.

2월 실업률은 체코(2.4%), 독일·몰타(3.5%), 헝가리(3.7%) 순으로 낮았다. 반면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20.8%), 스페인(16.1%), 이탈리아(10.9%)는 두 자릿수 실업률을 나타냈다.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유로존 17.7%, EU 전체 15.9%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달보다 1.7%포인트, 1.4%포인트 각각 줄었다.

물가도 소폭 오르고 있다. 유로존의 3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지난 2월 CPI 상승률(1.1%)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2.0%)에는 미달하지만 경기가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경제전문가인 제시카 힌즈(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과 실업률 감소는 경기 회복에 대한 ECB의 기대를 높이겠지만, 여전히 핵심 인플레이션 지수가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어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