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상장 실험으로 눈길을 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가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날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기존 주주의 주식을 곧바로 증시에서 거래하는 직상장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했다.

직상장은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신주나 구주(기존 주식)를 공모하는 절차가 없다. 기업이 IPO 과정에서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지만 기존 주주는 주식매매제한 기간(보호예수 기간) 없이 주식을 팔 수 있다.

이날 스포티파이 시초가는 132달러, 종가는 149달러였다. 올 1~2월 장외거래가(주당 90~132달러 선)보다 높다. 시가총액은 28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다. 스포티파이가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입성하면서 우버, 에어비앤비 등 IPO를 준비하는 다른 기업이 직상장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됐다. 세계 2억 명이 이용하며 7000만명 정도가 유료회원이다. 지난해 매출 50억달러에 영업손실 4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적자 기업이지만 현금자산이 5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스포티파이가 상장한 것도 당장 자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초기 투자자에게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스포티파이는 공동창업자인 마틴 로렌트존(12.2%)과 다니엘 에크(8.8%) 외에 중국 텐센트(9.1%),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7.2%), 소니(5.7%)가 대주주다.

에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에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자신의 주식에 투자하는 게 왜 좋은지 알리는 인터뷰를 하는 데 하루를 다 쓴다”며 “우리의 초점은 반짝 관심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반 구축”이라고 썼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