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에 시총 밀린 테슬라… 머스크의 '만우절 농담' 현실되나
테슬라가 사면초가다. 전기차 생산 차질로 인한 자금난에다 자율주행차 사망사고, 신용 등급 강등 등 악재가 겹치고 있어서다. 여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던진 농담에 주가까지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머스크 CEO의 파산 농담 여파로 급락해 1년 만에 시가총액에서 포드에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420억달러(약 44조3500억원), 포드는 435억달러다.

머스크는 지난 1일 “부활절 계란을 대량 판매하는 등 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는 글을 트위터(사진)에 올렸다. 이후 농담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테슬라 위기설을 더욱 키웠다. 테슬라는 모델3 양산 지연으로 선행 투자가 계속 늘어나 지난해 결산에서 19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도 34억달러 적자였다. 비용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미국 CNBC방송은 테슬라의 회계최고책임자(CAO)가 지난달 초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테슬라의 ‘심판의 날(day of reckoning)’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존 톰슨 빌라스캐피털 CEO는 머스크가 마술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가 4개월 내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델3 양산 시기가 더 미뤄진다면 그때 진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머스크는 지난해 말까지 주당 5000대씩의 모델3를 출하하겠다는 대량생산 계획을 세웠으나 지키지 못하고 있다. 목표 달성 일정을 지난 3월에 이어 6월로 다시 연기한 상태다. 이 와중에 지난달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모델X 운전자가 주행 중 사망했고 볼트 부식 문제로 모델S 12만3000대를 리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테슬라 신용등급을 B3로 한 단계 끌어내렸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