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출신이지만 온건파로 분류돼온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내정자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의 말을 더 경청할까.

대북 정책 등 상당수 대외정책에서 정반대 목소리를 내와 노선갈등이 예고되면서 안보 분야에서 두 사람 간 역학관계와 주도권 경쟁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쪽이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북 정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1일(현지시간) 볼턴 내정자의 오는 9일 공식 취임을 앞두고 국방부 관계자들이 볼턴 내정자와의 갈등 상황에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볼턴 내정자 인선 소식에 "함께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되자 공개석상에서 "의구심과 걱정은 전혀 없다"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인사차 국방부를 찾아온 볼턴 내정자에게 "악마의 화신"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두 사람은 별다른 개인적 인연은 없다.

국방부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더 힐에 "두 사람이 '한 팀'을 잘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잘 지내지 못하고 불화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당장 국방부 내에서는 볼턴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에 더 경도되도록 입김을 불어넣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경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둬온 매티스 장관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경질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과 함께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 멤버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대외정책'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틸러슨 전 장관과 달리 매티스 장관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신뢰를 표해왔다.

대니얼 데이비스 전 국방부 대령은 "볼턴 내정자는 행정부 내에서 관료들을 다루는 기술이 매우 뛰어나지만, 전략적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됐을 때 실제로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대북 정책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볼턴 내정자는 북한에 대한 군사력 동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반면 매티스 장관은 실제 그것이 불러올 파장을 알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사람 중 누구에게 더 무게를 실어주느냐에 모아지고 있는데, 볼턴 내정자가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늘 지근거리에서 있으며 대통령의 '귀'를 장악할 공산이 작지 않지만, 매티스 장관은 내각의 멤버로서 볼턴 내정자가 갖지 못한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더 힐은 전했다.
볼턴-매티스 노선갈등 예고… 트럼프, 누구에 힘실어 줄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