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조선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1, 2위 조선사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중국선박중공그룹(CSIC)과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간 합병을 예비 승인했다. 두 조선사가 합병하면 연간 매출 규모는 총 5080억위안(약 86조2940억원)이 된다. 이는 시가총액 면에서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 매출 합계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 리서치에 따르면 CSIC와 CSSC의 수주잔량은 2월 현재 104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의 772만CGT를 크게 웃돈다. 이는 전체 시장의 13%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CSSC의 상장 계열사인 CSSC 해양·방무장비는 작년 9월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CSSC가 자사가 포함된 중요한 거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CSSC 해양·방무장비는 작년 9월27일부터 지난 20일까지 거래가 정지됐다.

CSIC와 CSSC는 1999년 7월 중국 방산업체 내 경쟁과 효율성 개선을 위한 계획에 따라 설립됐으며 중국 해군용 항공모함과 컨테이너선,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CSSC 계열사인 후둥중화조선은 중국 내 첫 LNG선용 조선소이며, CSIC는 중국 내 첫 초대형 유조선 조선사다. CSSC는 유람선을 설계, 건조할 계획도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CSIC와 CSSC 간 합병에는 세부사항에 대한 여러 부처와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병 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