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김정은 '단계적 조치' 언급에 '쉽잖은 북미회담' 전망
"북, 수용하기 어려운 대가 요구할 수 있다"…회담 준비도 '안갯속'


'4.27 남북정상회담' 확정 등 남북 간 대화 일정이 가시화되는 것과는 달리 북미 정상회담은 '5월안'에 연다는 것 외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 기간 비핵화와 관련해 '단계적 조치'를 언급한 것을 놓고 미국 내에서 핵·미사일을 개발할 시간만 벌어준 전철을 되풀이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등 회담 준비단계에서부터 난관을 쌓는 양상이다.

이는 미국이 줄곧 강조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충돌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에서 어떤 양보를 얻어낼지는 엄청나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가 행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여전히 희망 사항"이라며 "북한은 수년간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핵무기 강화와 미사일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핵 위협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인인 만큼 비핵화할 의향을 표명하더라도 주한미군 감축 등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이 북미 간 줄다리기에 끼어듦에 따라 상황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분석하면서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의사결정에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단계적 조치' 언급과 관련,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11년 5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갈 것"이라고 했던 것을 환기하며 '새 병에 담긴 낡은 포도주'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NSC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 내 국가안보팀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논의를 계속 해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안들 조차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고 WP가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회담 장소만 해도 비무장지대(DMZ)나 북미 양쪽과 수교를 맺고 있는 스웨덴을 포함한 중립국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심만 거듭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가 중국을 추천했지만 이도 도·감청 등의 우려 때문에 백악관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세부 사항 조율을 위한 고위급 예비회담을 할 필요성도 거론되지만, 이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어떤 양보 얻어낼지 엄청나게 불확실한 상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