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소니, 기본급 파격 인상
일본 전자기업 소니가 15년 만에 기본급을 인상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인상폭은 5%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수 진작을 위해 재계에 요청한 인상폭(3%)보다 2%포인트 높다. 소니는 인공지능(AI)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글로벌 경쟁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속한 실적 개선으로 회복된 소니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란 평가가 나온다.

일본 경제는 전후(戰後) 두 번째로 긴 경기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벌인 조사에 따르면 이번 춘계 노사협상에서 임금을 3% 이상 올리겠다는 기업은 22.2%에 그쳤다. 전기분야 대기업도 2~3% 수준에 머물렀다.

2004년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한 뒤 기본급을 동결해온 소니가 기본급 인상을 결정한 것은 급속한 실적 회복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소니는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7200억엔(약 7조25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핵심사업인 게임·반도체·금융·음악 사업 모두 영업이익 1000억엔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니의 실적 개선은 채용 증가로도 나타났다.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400명으로 정했다. 자율주행차용 센서·반도체·소프트웨어 개발 강화를 위해 이과 출신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부서별 인사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뽑는 것이 소니의 목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