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미국·러시아 방문과 한중일 정상회의 예정…"아베, 지나치게 낙관적"

사학 스캔들로 연일 궁지에 몰리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주특기인 '외교'를 통해 궁지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지난 24일 밤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의 자민당 관계자를 만나 "일련의 외교로 다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다음 달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정상외교 일정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日아베의 스캔들 반전 카드는 '외교'?…"다시 존재감 보여줄 것"
아베 총리는 다음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며 5월 말에는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그 사이인 5월 초에는 도쿄(東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해외 정상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외교 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일본 국민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왔다.

지난 2016년 말∼2017년 초 푸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열며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효과를 봤으며 작년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는 작년 초에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보수층을 결집시켰고, 작년 10.22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대놓고 북한의 위협을 '국난'이라고 표현하며 북풍(北風)몰이를 하기도 했다.
日아베의 스캔들 반전 카드는 '외교'?…"다시 존재감 보여줄 것"
요미우리는 아베 총리가 사학 스캔들의 핵심 관계자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의 27일 국회 환문(喚問·소환의 일종)이 끝난 시점에서 국면 전환을 한 뒤 외교 카드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상 일본의 방송사들은 3월 말 국회에서 그해의 예산안이 통과되면 국회 일정에 대한 TV 중계를 줄이는데, 아베 총리가 다음 달이 되면 야당이 사학 스캔들에 대해 추궁을 계속하더라도 이 장면이 국민에게 직접 전달되는 일은 적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학 스캔들과 관련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비판의 목소리가 야권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베 총리의 이런 구상이 적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요미우리는 예상했다.
日아베의 스캔들 반전 카드는 '외교'?…"다시 존재감 보여줄 것"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전날 "(사가와 전 장관의) 증인 환문은 사실 규명의 입구 수준"이라며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소환 요구에 목소리를 높일 자세를 보였다.

아키에 여사의 소환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에서도 "무언가의 기회를 통해 경위를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후나다 하지메 중의원 의원) 등 용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한 각료(장관) 경험자는 "아베 총리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4월 이후 정세는 더 유동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日아베의 스캔들 반전 카드는 '외교'?…"다시 존재감 보여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