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에도 큰 타격…中고부가제품 수출,美아닌 신흥시장 향해
미국, 무역전쟁 승리 쉽지 않아… 중국 경제 수출비중 35%→18%
중국 경제의 수출 비중이 최근 10여 년 새 뚝 떨어지고, 고부가제품 수출도 미국이 아닌 신흥시장을 향하고 있어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도드웰은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세 가지 근거를 들어 미국의 무역전쟁 승리가 쉽지 않으리라고 예측했다.

도드웰에 따르면 그 첫 번째 근거로 들 수 있는 것은 중국 경제가 더는 수출 중심이 아닌 내수 중심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이다.

2005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했으나, 소득 증가로 인한 소비 여력 확대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내수 확대 노력으로 지난해 수출 비중은 18%로 확 줄었다.

수출에 타격이 와도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가 되레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점은 '무역전쟁 무용론'의 두 번째 근거로 꼽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연구 결과 미국에서 500달러에 팔리는 아이폰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가격은 179달러에 불과하다.

그 179달러도 대부분 일본, 한국, 미국 등에서 수입한 부품 구매에 쓰이며, 순수하게 중국이 가져가는 돈은 7달러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브랜드와 기술력을 가진 미국 애플이 아이폰 판매의 대부분 수익을 가져가며,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해 애플을 돕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만약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로 중국의 대미 수출 가격이 올라가면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은 중국의 고부가제품 수출이 대부분 신흥시장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쉽지 않은 게임이라고 도드웰은 지적했다.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이 제품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은 고부가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기업 육성과 해외시장 개척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중궈중처(中國中車·CRRC)의 고속열차, 화웨이의 통신장비, DJI의 드론, BYD의 전기차 배터리 등 세계시장을 휩쓰는 중국산 고부가제품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국산 고부가제품이 대부분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이나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으로 향하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이들 고부가제품의 수출에는 별다른 타격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도드웰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부과는 중국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입을 타격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