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한 가상화폐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직접 발행하거나 제3의 기관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신해 발행한 어떠한 디지털 화폐, 코인, 토큰의 거래도 미국 내에서 금지된다.

이 같은 결정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미국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재로 가속화한 금융 봉쇄에 맞서 싸우고 통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가상화폐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실제로 지난달 20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부 주도의 가상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이날 행정명령과 별도로 미국 재무부는 마두로 대통령과 가까운 전·현직 베네수엘라 관료 4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의 사업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추가 금융 제재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마두로 대통령 등 13명의 자산을 동결했고, 8월엔 미국 금융회사에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국영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채권의 거래를 금지하고 양국 간 교역도 제한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