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소극적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개혁 의지를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6개월 전 제안한 유로존 문제에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유로존 개혁만이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난민 정책, 국경보호도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FT는 프랑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메르켈 총리의 개혁 추진 능력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을 포함한 유럽연합(EU) 개혁 문제를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에 진통을 겪은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 시험대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정상은 오는 6월 EU 정상회의에 맞춰 EU 개혁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EU 통합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구글 애플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등 무역 및 국방 의제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유로존 공동예산 조성, 공동 재정장관 신설, 각국 은행시스템 통합 가속화를 골자로 한 유로존 개혁에선 독일의 협조가 절실하다. 공동예산 마련 문제를 놓고선 독일 내 반발이 크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