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모라토리엄' 시의회 통과…미국 도시중 첫 사례

미국 뉴욕주 플래츠버그 시의회가 전기 잡아먹는 하마로 불리는 '가상화폐 채굴'을 18개월간 중지토록 하는 모라토리엄을 통과시켰다.

콜린 리드 플래츠버그 시장은 16일 "도시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천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비트코인 등 상업용 가상화폐의 채굴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래츠버그시가 통과시킨 '비트코인 모라토리엄'은 미국 도시 가운데 첫 가상화폐 채굴 강제 중지 명령이다.

세인트 로런스 강의 수력 발전 댐으로 인해 플래츠버그 주민들은 ㎾당 4.5센트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싼 전력'을 공급받아왔다.
미 플래츠버그시, 전력 감당 못해 가상화폐 채굴 일시중지
특히 비트코인 채굴의 경우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절반도 안 되는 2센트의 비용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값싼 전기료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플래츠버그시는 할당된 전력량(104메가와트)을 초과하게 됐고, 결국 공개시장에서 값비싼 돈을 내고 전기를 사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례로 플래츠버그의 최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코인민트' 한 기업이 지난 1월과 2월에 사용한 전력량은 플래츠버그시 전체 할당량의 10%를 넘어섰다고 한다.

리드 시장은 "시가 공개시장에서 전기를 사들이면서 주민들이 가구당 100∼200달러의 초과 전기세를 내게됐다"면서 "주민들은 우리 시의 전통인 값싼 전기를 더는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8개월 간 당국자와 시민,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 협력해 플래츠버그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시의 전력 예산 초과분에 대해서는 채굴업체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채굴업체에 대한 전기료를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