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물갈이’가 속도를 내고 있다.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친정 체제를 구축해 북한과의 담판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설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론 등을 거론하며 항상 강경한 입장에 서 있었다. 이란 핵 협정과 러시아 대선 개입 등을 두고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북·미 정상회담을 진두지휘할 외교 사령탑으로 대북(對北)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전격 발탁했다. 폼페이오 내정자와 함께 손을 맞출 백악관 카운터파트도 이참에 함께 교체한다는 그림이다.

맥매스터 보좌관 후임으로는 대북 선제 타격론자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우선 거론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폭격으로 북핵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인 키스 켈로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사무총장은 베트남전 참전 경력이 있는 예비역 중장이다. 만만찮은 대북 강성론자로 알려져 있다.

중장 계급인 맥매스터 보좌관은 대장으로 진급시켜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내보낼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다른 중책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한반도 정책결정 라인이 전면 재편되는 셈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