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식욕으로 모든 산업 영역에 공포감"
"시가총액 3위 오른 아마존, 미국 경제의 악몽"
"아마존은 현대 기업의 모든 규칙을 깨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의 대기업들이 한 회사에 의해 전례 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오른 것과 관련, "아마존의 끝없는 식욕이 미국 경제에 악몽이 되고 있다"는 기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4년 제프 베저스가 자신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24년 만에 미국 온라인 소비 지출의 40%를 장악하고 있고, 54%의 미국 가정을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 만들었다.

또 콘텐츠 분야에서는 할리우드의 지배자 가운데 하나가 됐을 뿐 아니라, 최근 가장 주목받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선두주자이자 AI(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의 최강자다.

사이버 공간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보유한 부동산 총액을 합하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90개에 필적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매출은 1천780억 달러에 달하고 12일 현재 시가총액은 7천700억 달러로, 애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이어 시총 3위 기업이 됐다.

지난해 베저스 CEO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의 지배력은 책, 전자제품,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소포 배달, 슈퍼마켓, 식품, 의류, 트럭 영업, 자동차 부품, 의약품, 부동산 중개, 화장품, 콘서트 티켓 발권업, 은행업 등 모든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침입하는 산업에서 기존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심지어 아마존이 특정 분야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루머만 돌아도 관련 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아마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미국 대기업 경영진이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트럼프나 세금이 아닌 '아마존'이었다고 한다.
"시가총액 3위 오른 아마존, 미국 경제의 악몽"
아마존이 최근 미국 경제에 이처럼 큰 파고로 다가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4년 전인 2014년에 아마존은 야심 차게 내놓은 스마트폰(화이어폰)이 '소비자 가전 역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끝나고, 아마존닷컴의 매출도 그해 2001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면서 아마존 주가는 20%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2006년 급증하는 아마존닷컴의 주문 처리를 위해 만들었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2015년부터 공공과 민간분야를 막론한 빅데이터의 팽창으로 아마존의 최대 효자 사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AI 비서 알렉사 기반 에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

최근 가장 '핫'한 IT 분야로 부상한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비서 양쪽에서 아마존은 모두 시장 점유율 70%를 점하며 구글, 애플 등을 압도했고, 이는 아마존의 공격적 사업 확장의 기반이 됐다.

아마존의 자신감은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 인수로 식품 체인 업계를 초토화한 데 이어, 의료 산업 진출 의사를 밝힌 뒤에는 의약업계 주가를 추락시켰다.

스마트 홈 스타트업인 '링'을 인수하자 관련 산업이 모두 아마존의 행보를 바라보고 있고, 아마존이 배송 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한 뒤 1천260억 달러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페덱스와 UPS는 가슴앓이를 앓고 있다.

아마존이 제2 본사를 북미 지역에 짓겠다고 밝히자 미국과 캐나다의 238개 도시가 신청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과거 구글이나 제록스 같은 회사의 명칭이 동사로 사용된 적이 있지만, 이는 그 제품의 성질과 관련된 것이었다"면서 "이제 '아마존 되다(To be Amazoned)'는 의미는 아마존이 당신의 산업계에 진출했기 때문에 당신의 사업이 붕괴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어떤 IT 기업도 이런 지배력을 보인 적이 없으며, 각 산업 기존 업체들의 견제가 강해지면서 아마존이 어느 때보다 위험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으로써는 베저스의 야망과 힘을 억누를 수 있는 어떤 시도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는 모든 테이블에서 원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