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의 조언 얻어 결정했지만, 결정은 나 혼자서 한 것"
"틸러슨과 생각 달라… 폼페이오와 궁합 잘맞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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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초청을 수락한 것에 대해 "혼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관련 질문에 "나는 많은 사람의 조언을 얻어 '북한 결정'을 내렸지만, 그 결정은 나 혼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국외에 있었다. 사실, 그와 별로 의논하지 않았다"며 "내가 직접 결정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백악관 방문을 받고 '5월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한 지난 8일 당시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출장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전격 경질한 배경과 관련, "틸러슨과 이것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면서 "우리는 정말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에 체결된 이란 핵 합의를 예로 들며 "나는 이란과의 거래를 보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깨거나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그는 약간 다르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후임 국무장관에 지명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서는 "엄청난 에너지와 지성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운 뒤 "우리는 항상 마음이 잘 맞고 좋았다. 그것이 내가 국무장관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았고 매우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서 "나는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정권 초부터 북핵 문제를 비롯해 주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이란 핵 합의 등 주요 외교 사안마다 사사건건 충돌해 불화설과 경질설이 끊이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해 7월 미국의 핵 능력 강화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멍청이'(moron)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큐(IQ) 테스트를 해보자"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또 북핵 문제를 놓고 틸러슨 장관이 그해 9월 중국 방문 도중 "북한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 낭비'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