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재클린 케네디·제인 폰다 등 유명 인사 애용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드레스…20세기 최고 패션 꼽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헵번. 이 영화에서 헵번이 입고 나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리틀 블랙 드레스'가 지방시의 대표작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헵번. 이 영화에서 헵번이 입고 나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리틀 블랙 드레스'가 지방시의 대표작이다.
패션 브랜드 '지방시'로 유명한 프랑스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가 타계했다. 향년 91세.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방시의 동거인인 필리프 브네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방시가 지난 9일 잠을 자던 중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51년 지방시 브랜드를 창립한 지방시는 1953년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영화 '사브리나'에서 여주인공이었던 헵번의 의상을 책임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헵번이 일약 스타로 등극하면서 미국 상류층 사회가 지방시에 열광하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오드리 헵번이 지방시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였다. 헵번은 사브리나에 이어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도 리틀 블랙 드레스를 고집해 '지방시=헵번드레스'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뉴욕타임스(NYT)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헵번이 입은 지방시 드레스는 20세기 최고의 영화 속 패션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헵번 외에도 재클린 케네디, 제인 폰다 등 여성 명사들이 지방시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애용했다.

리틀 블랙 드레스 외에도 '베티나 블라우스'라 불린 흰색 면 블라우스도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다. 전반적으로 그의 디자인은 간결하고 절제된 세련됨으로 여성의 우아함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7년 프랑스 보베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지방시는 파리의 순수미술학교(Ecole des Beaux-Arts)에서 공부한 뒤 패션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지방시는 1995년 은퇴한 이후 오랜 동거인 필리프 브네와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함께 거주해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