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 "작지만 점차 커지는 캠페인…직접적 거부 표명은 이례적"

서구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온라인 게시판에 시 주석 사진 위에 영어로 '나의 주석이 아니다'(#NOTMYPRESIDENT)와 중국어로 임기제한 폐지 반대가 쓰인 포스터가 등장했다.

이어 컬럼비아대학과 뉴욕대학 등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9개 대학에도 같은 포스터가 출현했다.
"내 주석 아냐" 시진핑 집권연장 반대하는 중국 유학생들
포린폴리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을 거부하는 "작지만, 점차 커지는" 캠페인의 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캠페인을 조직한 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한 인터뷰에서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성장을 이끈 가장 중요한 동력은 국가 기관들에 대한 당 지도자의 권력에 대한 견제였다", "국민선거로 뽑히지 않은 지도자가 사실상의 종신 독재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바람이 절대 아니다", "우리를 또 다른 문화혁명으로 빠트릴 위험이 있는 만큼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등의 의견들을 내놨다고 전했다.

중국 본토 출신으로 지금은 서방에서 사는 이들은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귀국 후 일자리나 안전을 우려해 중국 정부를 공개 비난하는 것을 꺼리는 것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거부 표명은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캠페인을 조직하는 학생들은 '나의 주석이 아니다' 이외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IDISAGREE)는 구호도 사용했다.

하지만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광범위하게 떠돈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중국 당국의 검열로 차단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엄격한 애국주의 교육을 받아온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은 해외 유학 동안에도 정말로 애국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개헌안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찢기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번 장기집권 거부 캠페인을 시작한 이들은 미국과 다른 서구에 있는 중국인 학생들로부터 받은 반응에 고무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