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 비판…"위험성 인식하는지 의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시도를 두고 "훌륭하다"며 칭찬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인물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비판했다.

NYT는 '분명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다'(Donald Trump Sure Has a Problem with Democracy)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면 어딘가에 독재주의 형태를 반사적으로 칭찬하게 하는 것이 있나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후원자 초청 만찬에서 "이제 시진핑은 종신 대통령이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라며 시 주석을 칭송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사설을 통해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거듭 시 주석을 "훌륭하다"고 언급하며 "우리도 언젠가 (연임 제한 철폐를) 시도해봐야 할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처럼 자신도 종신 대통령이 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 이 발언은 분명히 농담이겠지만, 시 주석의 사망할 때까지 집권을 연장할 길을 연 "훌륭한" 결정의 위험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인식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 시진핑 장기집권 칭찬한 트럼프에 "민주주의 반하는 인물"
이런 행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잔혹한, 독재주의적 방식'으로 지배하는 남성에 대해 드러낸 동경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자신을 위한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정적을 탄압하고, 반대론자들을 침묵하게 했으며, 자유 경제를 약화시키고 독립 언론의 조짐만 보여도 파괴하는 등 이미 가장 통제된 국가에서 더 많은 통제를 가한 인물이라고 NYT는 일깨웠다.

NYT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1796년 자신이 장기 집권하면 국민이 바꾸려고 투쟁한 독재주의를 가져올 수 있다며 3선에 도전하지 않고 퇴임 연설을 한 일화와 미국민 수백만명이 세계 2차대전 때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독재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실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냥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역대 대통령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깊어지게 하면서 중국의 인권 문제도 제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 확산에는 관심이나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독재주의 모델이 외국에서 더욱 힘을 얻을수록 미국 내에선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일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