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사모투자·씨티그룹, 작년 백악관서 쿠슈너 만난 뒤 대출해줘
"쿠슈너 보좌관 회사, 쿠슈너가 접촉한 기업에서 5천억원 빌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보좌관이 미 사모투자 회사인 '아폴로'와 씨티그룹 최고경영진을 만난 이후 쿠슈너 보좌관의 부동산 회사가 이들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슈너 보좌관의 부동산회사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씨티그룹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은 각각 1억8천400만 달러(약 1천991억 원)와 3억2천500만 달러(약 3천518억 원)다.

NYT에 따르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조슈아 해리스는 지난해 초부터 백악관을 정기적으로 드나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정책 자문을 해왔다.

해리스는 백악관에서 쿠슈너 보좌관을 수차례 만났으며 특히 해리스가 백악관에서 직위를 맡는 방안에 대해서도 두 사람 간에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에 대한 백악관 직위 부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같은 해 11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쿠슈너의 부동산회사에 1억8천400만 달러의 대출을 해줬다.

이 대출은 쿠슈너 부동산회사의 시카고 부동산사업 리파이낸싱을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대출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평균 대출 규모로 볼 때 3배나 많은 액수라고 NYT는 전했다.

씨티그룹의 쿠슈너 부동산회사에 대한 대출도 마이클 코바트 CEO(최고경영자)가 지난해 봄 백악관에서 쿠슈너 보좌관을 만난 직후에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부윤리청 청장대리를 지낸 돈 폭스는 "이해충돌(conflicts of interest) 징후가 너무 크다"면서 "내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우려 때문에) 많은 고위 정부 관리들이 (재직시) 외부에서의 비즈니스 이익을 유지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쿠슈너 보좌관 측과 해당 회사들은 적극 반박했다.

쿠슈너 보좌관의 변호사 피터 밀리자니안은 성명을 통해 "쿠슈너 보좌관은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가족 부동산회사의 사업이나 대출 등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쿠슈너 부동산회사의 크리스틴 테일러 대변인도 "백악관에서 쿠슈너 보좌관의 역할이 회사와 금융회사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폴로 측은 "해리스가 대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씨티그룹은 "쿠슈너 부동산회사는 2016년 대선 전부터 고객이었고 쿠슈너 보좌관의 백악관에서의 역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지난해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부동산회사 CEO를 그만두고 일부 지분을 자신의 어머니가 관리하는 신탁회사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슈너 보좌관은 여전히 7억6천100만 달러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 보좌관은 백악관에서 중동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가족 회사가 이스라엘 투자자들과 지속적인 거래를 해오는 등 쿠슈너 보좌관을 둘러싼 이해충돌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백악관은 최근 쿠슈너 보좌관에 대해 기밀정보 취급 권한을 기존 '일급비밀 또는 특수정보급'(Top Secret/SCI-level)에서 '기밀급'(Secret level)으로 강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