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 수출국가에 일률적으로 관세 24%를 부과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안보 차원에서 수입 철강에 △관세 24% 일률 부과 △한국 중국 등 12개국에 63% 선별 과세 △국가별 수입량 제한(전년 대비 63%)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현안에 정통한 세 명의 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의 제안 가운데 가장 가혹한 선택지를 원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똑같이 24% 관세를 부과하고 싶다고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11일까지 제재 방안을 결정해 발표해야 한다. 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3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연방하원 보궐선거를 며칠 앞두고 무역규제를 확정해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루미늄 수입 규제와 관련해서도 일률적으로 10% 관세를 매기는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수입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 행정부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국방부가 상무부 측에 수입규제 조치를 성급하게 내렸다는 비판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보좌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규제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BC 방송은 24일 미국 내 6개 자유무역 옹호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 등의 수입규제 움직임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수입 철강·알루미늄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미약하다”며 “어떤 조치든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기는커녕 심각하게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철강에 24%, 알루미늄에 7.7%의 일률 관세를 매기거나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특정 철강 수출국에 53%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안은 철강의 후방 연관산업인 미국 내 제조업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비용을 올리고 교역 상대국과 치고받기식 보복게임을 치르게 한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