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으로 원유 생산이 중단된 리비아의 한 유전이 국제 유가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2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0.78달러 상승한 배럴당 63.55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67.31달러로 0.92달러 올랐다. 두바이유 역시 전일 대비 1.17달러 오른 배럴당 62.77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 상승은 리비아 ‘엘필’ 유전의 원유 생산(하루 7만 배럴)이 임금체불 문제를 둘러싼 노사분규로 22일부터 전면 중단된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필을 보유하고 있는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24일 성명을 통해 “석유시설경비대(PFG) 소속 경비원들이 현장에서 직원을 위협하고 행정실에 침입해 서류를 조작하고 공중에 총을 발사했다”며 “불가항력(홍수, 전쟁, 파업 등에 따라 계약 불이행 또는 지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임금협상을 거부한 엘필 경비원과 안전을 우려한 직원이 모두 철수하면서 엘필의 원유 생산은 무기한 중단됐다. 엘필 경비원 수백 명은 지난주 초부터 사측의 임금체불에 항의하기 위해 회사를 점거하고 무력시위를 벌여왔다. NOC는 “(파업) 참여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경비원은 국방부 소속이므로 이들의 요구에는 국방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엘필의 분쟁이 다른 유전으로 확산돼 리비아 원유 생산량 회복세가 꺾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1년 내전 여파로 리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16년 8월 30만 배럴 아래로 떨어졌다가 최근 1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