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기금이 미국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사진)가 2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투자 제안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1조호주달러(약 847조원)였던 호주 연기금의 자산은 지난해 2조5300억호주달러로 늘었다. 호주는 연기금의 적절한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어 이번 턴불 총리의 미국 방문에 연기금 운용 전문가들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1조5000억달러(약 1624조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금은 낡은 도로나 교량, 공항 등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하는 데 쓰인다. 인프라 투자 구상에서 연방정부가 들이는 돈은 2000억달러 정도다. 나머지는 주(州)정부와 각 지방정부, 민간부문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2000억달러로 나머지 1조3000억달러를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돈을 어디서 끌어오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호주가 강력한 우군이 될 수 있다. 호주 투자회사 IFM인베스터스의 브렛 힘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계획은 미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미국 인프라 투자에 여론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국 자본이 자국 내 기반시설의 소유·운영권을 갖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미국인이 적지 않아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