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국방은 협상 불가"… 서방과 미사일 협상 일축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테헤란을 방문한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만나 서방과 탄도미사일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이란을 침공했을 때 국제사회는 침묵했다"면서 "이를 경험했던 이란은 국방력이야말로 다른 나라도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 자주적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언급하는 '국방력'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주로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이란을 압박하면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수정안 재협상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국제적 감시하에 두도록 핵합의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안이기도 하다.

이란 핵협상의 주역인 유럽연합(EU)도 이 대안에 호의적이다.

카그 장관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그가 탄도미사일 협상안을 이란에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이를 거부한다는 이란의 완강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란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카그 장관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자주국방을 위한 합법적이라고 언급했다"고 발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서방이 중동 여러 나라, 특히 예멘을 파괴하는 살상 무기를 판매하는 데 대해서는 협상할 수 있다"고 역제안했다.

이어 "예멘(반군)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한다는 의혹은 전혀 근거없는 날조"라면서 "예멘 내전이 끝나도록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대통령 "국방은 협상 불가"… 서방과 미사일 협상 일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