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은 박사학위 소지자 채용을 늘리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사학위 소지자를 곧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력으로 활용하는 미국, 유럽 기업과 대비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사 산하 일본경제연구센터가 분석한 결과 일본 기업이 박사학위 소지자 채용을 늘리면 늘릴수록 기업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보도했다. 조사 대상 기업에서 박사학위 소지자 비중이 높아지면 1인당 매출 등 노동생산성이 하락하는 게 뚜렷하게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원인으로는 기업이 박사 인력에게 적절한 역할을 주지 않아 전문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박사학위 소지자의 기획력과 제안 능력도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학에서 기업의 응용연구에 대처할 수 있는 인재가 육성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종신 고용이 중심인 일본 기업의 고용제도 탓에 우수한 인재가 기업에 뿌리내리기 어렵고, 대학 연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못 미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일본에서는 매년 1만5000명 이상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있지만, 취업률이 낮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학력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