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연정 본협상이 7일 타결됐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이 당초 마감시한이던 지난 4일을 넘긴 뒤 추가 협상 끝에 이날 오전 마지막 남은 쟁점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민당이 본협상에서 새롭게 제기한 기간제 근로 계약 문제가 막판 쟁점이었다. 양측은 기간제 근로 계약 기간을 기존의 최대 24개월에서 18개월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사민당은 기간제 근로 계약이 남용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이 커진 문제점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 측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양측은 내각 배분에도 합의했다. 사민당이 재무부 법무부 환경부 노동부 외무부 가족부 장관직을 차지하게 됐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가 외무장관을 맡기로 했다. 재무장관은 사민당의 차세대 유력 주자로 꼽히는 올라프 슐츠 함부르크시장이 맡는다.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는 내무장관을 맡기로 했다.

사민당이 기민·기사 연합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 연합은 총선 승리 후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자메이카 연립정부’ 수립에 실패하면서 사민당과의 대연정이 최선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합의안을 놓고 46만3700여 명의 당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할 예정이다. 사민당이 이번 합의안에 대해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총선 이후 4개월여 만에 메르켈 총리의 4기 내각이 출범하게 된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