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 해고 아르헨 국립발레단, 길거리서 '백조의 호수' 공연
아르헨티나 발레리나들이 정부의 지원 축소에 항의하며 길거리로 나섰다.

1일(현지시간) 라 나시온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 자리 잡은 문화부 인근 도로에서 뜻밖의 발레 공연이 펼쳐졌다.

작년 12월 정부의 긴축 정책에 따라 해고된 80여 명의 국립발레공연단 소속 댄서와 안무가, 직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야외에서 공연을 연 것이다.

이들이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면서 인근 지역의 교통이 마비됐지만 길 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뒤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긴축정책 해고 아르헨 국립발레단, 길거리서 '백조의 호수' 공연
부정부패 일소와 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2015년 12월 취임한 중도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친기업·시장 정책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경제 회복과 고물가를 잡기 위해 외환과 무역 등의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지출을 줄이는 긴축 정책을 펴왔다.

특히 마크리 대통령은 최근 장관이 임명하는 고문 등과 같은 행정부 내 정무직 공무원 25%를 줄이고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긴축 정책에 따라 전기·가스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요금이 대폭 올라 서민의 삶은 팍팍해졌다.

대다수 국민은 오랜 스페인 식민 통치의 부산물인 부와 권력의 불평등이 마크리 정권 들어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휴 인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단행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량 해고도 노조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연금과 노동 구조 개편 정도를 대폭 완화하고 시기도 늦췄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