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개입 논란 부메랑…므누신 "시장개입 의도 아냐" 거듭 해명
트럼프 "강한 달러" 언급했지만…속내는 므누신의 '약달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화 속내'는 무엇일까.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달러 약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달러 강세를 강조했다.

냉·온탕을 오가는 엇박자 발언으로 연이틀 글로벌 외환시장에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전반적으론 므누신 장관의 '약(弱)달러 발언'에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가 묻어났다는 분석이 우세한 분위기다.

◇ 속내 드러낸 므누신…트럼프, 서둘러 진화 =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 확실히 약달러가 미국에 좋다"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글로벌 외환시장에 깜짝 충격파를 던졌다.

그동안 달러 강세를 추구했던 역대 재무장관의 기조에서 벗어난 데다, 달러 약세를 기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됐다.

달러 약세를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수출 증대를 통해 고용 창출을 노린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부합한다.

뉴욕의 한 외환 전문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재무수장이 이번처럼 대놓고 달러화 가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실상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구두 개입'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强) 달러 발언은 이러한 논란과 맞물려 나왔다.

므누신 장관의 시장개입 논란을 진화하려는 '톤 다운' 취지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원론적인 언급을 내놓은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현지에서 C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는 다시 경제적으로 강력해지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도 강하다"라고 전제하면서 '강한 달러'를 언급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경제가 좋아지면 결과적으로 통화가치가 강해진다는 교과서적 발언"이라며 "므누신 장관의 노골적 발언과는 강도 자체가 다르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강한 달러" 언급했지만…속내는 므누신의 '약달러'

◇ 외환개입 부메랑 될라…므누신 "의도와 달라" 해명 = 외환시장 개입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스스로 시장개입 논란을 자초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당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가 '평가절하를 유도하지 않겠다'는 작년 10월의 국제적 약속을 어겼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칫 '환율전쟁'으로 번질 조짐이 일자, 므누신 장관은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나섰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WSJ에 "달러 약세 발언은 맥락과 다르게 해석됐다"면서 "외환시장에 개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의 영향에 대한 팩트를 언급한 것으로, 어떤 식으로든 (달러 약세를) 지지하거나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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