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도 '메이드인차이나' 석권… 中전자상가 호황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최근 가치가 급등하며 세계적으로 투자 광풍을 일으킨 가운데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채굴기 제조업이 호황을 맞았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선전의 유명 전자상가인 화창베이(華强北)에 최근 비트코인 채굴기를 판매하는 상점이 급격히 늘며, 과잉경쟁으로 침체에 빠졌던 전자상가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채굴기는 일종의 '암호문'를 풀어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을 효율적으로 채굴할 수 있도록 메모리칩 등 부품을 조립해 만든 컴퓨터다.

화창베이의 채굴기 판매업자인 류모 씨는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달간 채굴기 사업에 붐이 일고 있다"면서 "채굴기 판매업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전자기기 판매 사업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화창베이에는 암호화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채굴기 바이어가 몰려들 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글로벌 타임스는 설명했다.

류씨는 "내 고객 대부분은 러시아에서 온다"면서 "일부 투기 현상으로 인해 채굴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굴기 판매업자는 "1만1천위안(184만원 상당)짜리 채굴기(antminer S9)가 현재 2만6천700위안(462만원 상당)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지난주에는 물량이 부족해 재고를 보충했다"고 말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소속 중국거시경제연구센터 톈윈 주임은 "채굴기 사업은 투기가 불러온 전형적인 비즈니스"라며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 사람들은 곧 흥미를 잃게 될 것이고, 채굴기 판매업자들은 다른 전자제품을 판매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텐 주임은 이어 "채굴기 판매는 본질적인 혁신이 될 수 없다"면서 "채굴기 판매업자들은 수익성을 쫓을 뿐이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굴기와 연계할 의도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세계적인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업체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되는 컴퓨터로 연산, 암호화, 검증 등을 통해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있다.

채굴업체들은 최근 중국 당국이 자국 내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중단을 명령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채굴업체의 전력 사용 감시를 강화하면서 해외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